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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 박정민 신세경까지 믿고 갔는데, 휴민트를 보고 나서 든 솔직한 생각

휴민트를 보러 가기 전에 기대가 꽤 있었습니다. 류승완 감독이고, 조인성에 박정민에 신세경까지. 모가디슈랑 베를린 좋아했던 입장에서 이 조합이라면 믿고 봐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서 극장을 나오는 발걸음이 살짝 무거웠습니다. 나쁜 영화는 아닙니다. 배우들 연기도 좋고, 블라디보스토크의 회색빛 공기를 담아낸 영상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보는 내내 어딘가 본 것 같다는 느낌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류승완 감독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더 그렇게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 휴민트의 이야기를 아래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블라디보스토크에서 벌어지는 남북 첩보전, 이야기는 이렇습니다국정원 블랙 요원 조 과장은 동남아시아에서 진행하던 휴민트 작전에서 정보원을 잃습니다. 그 상실..

취업 못한 백수가 재난에서 제일 쓸모있는 사람이 된 영화, 엑시트

엑시트를 보러 갔을 때 사실 기대를 거의 안 하고 들어갔습니다. 개봉 전에 주변 반응이 미지근했거든요. 재난 코미디라는 장르 자체가 어중간하게 느껴졌고, 조정석이랑 윤아 조합도 살짝 의아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서 꽤 당황했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재밌었거든요. 특히 취업 못한 백수 용남이 클라이밍 실력 하나로 재난 상황에서 가장 쓸모 있는 사람이 된다는 설정이, 단순한 코미디 소재가 아니라 지금 이 시대 청년들한테 뭔가 건드리는 게 있었습니다. 극장에서 웃다가 잠깐 멈칫한 순간이 있었는데, 용남이 가족들한테 취업 언제 하냐는 소리 들으면서 가스 테러를 피해 건물 옥상을 뛰어다니는 장면이었습니다. 웃긴데 웃기지 않은 그 묘한 기분. 영화 엑시트의 이야기를 아래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어머니 칠순..

이병헌 하정우 마동석까지 다 모아놨는데, 백두산은 왜 아쉬웠을까

백두산을 보기 전에 솔직히 기대가 엄청 컸습니다. 이병헌, 하정우, 마동석, 수지, 카메오로 전도연까지. 포스터만 봐도 이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쟁쟁한 배우들이 다 모였고, 거기에 백두산 화산 폭발이라는 소재까지. 260억 원짜리 한국 블록버스터라고 하니 재난 영화 하나 제대로 나오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개봉 전부터 뭔가 이상한 기운이 있었습니다. 보통 잘 만든 영화는 개봉 며칠 전부터 호평 기사가 쏟아지기 마련인데, 백두산은 그런 분위기가 거의 없었습니다. 찝찝한 마음을 안고 극장에 들어갔고, 나오면서 그 찝찝함이 왜였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영화 백두산의 이야기를 아래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설정은 기가 막힌데, 이야기가 따라가질 못했다백두산 화산이 폭발하면서 한반도가 아비규환이 됩니다. ..

보기 전부터 싸우는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직접 보고 나서 하고 싶은 말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주변에서 말이 많았습니다. 남자들은 굳이 볼 필요 없다는 사람도 있었고, 꼭 봐야 한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영화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성별 논쟁으로 번지는 분위기였습니다. 개봉 당시 실제로 영화를 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별점 테러를 했던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관람객 평점은 9점대인데 네티즌 평점은 6점대였다는 것. 그 숫자 차이가 이 영화를 둘러싼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 분위기 때문에 영화 자체에 집중하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싸움판에 뛰어드는 기분이었거든요. 그래도 직접 보고 나서 하고 싶은 말이 생겼습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이야기를 아래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지영의 이야기, 낯설지 않은 이유영화는 1982년 봄에 태어난 김지영의 삶을 ..

책상을 탁 쳤더니 억 하고 죽었다 - 영화 1987을 보고 나서 든 생각들

1987을 보기 전까지 박종철이라는 이름을 알고는 있었지만 솔직히 그냥 역사 교과서 속 이름이었습니다. 고문으로 사망한 대학생,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사건, 그 정도만 알고 있었고 그게 다였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서는 달라졌습니다. 스물두 살이었다는 것, 친구의 연락처를 불지 않아서 죽었다는 것, 그 죽음이 처음에는 그냥 덮일 뻔했다는 것이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박종철에 대해 더 찾아봤고, 이한열에 대해서도 찾아봤습니다. 좋은 역사 영화란 이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교과서 속 이름을 진짜 사람으로 느끼게 만드는 것. 영화 1987의 이야기를 아래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릴레이처럼 이어지는 사람들, 이 영화의 가장 영리한 구조1987은 주인공이 한 명이 아닙니다. 박종철의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