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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 - 얼굴을 읽는 남자가 끝내 읽지 못한 것

관상을 보기 전에는 그냥 사극 영화겠거니 생각했습니다. 관상이라는 소재가 흥미롭긴 하지만 한국 사극 특유의 진지한 분위기로 흐르겠거니 했는데, 막상 보니 생각보다 훨씬 다층적인 영화였습니다. 특히 영화가 끝나고 나서 송강호의 마지막 대사가 한동안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얼굴을 읽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을 읽지 못했다는 그 아이러니. 한재림 감독은 조선시대 수양대군의 정변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운명과 선택, 그리고 인간의 한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관상은 단순히 관상술을 소재로 한 사극이 아니라,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 사이의 거리에 대한 영화입니다. 영화 관상의 이야기를 아래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천하의 관상쟁이, 그가 읽어낸 것과 읽지 못한 것영화의 주인공..

설국열차 - 앞으로 가면 자유일까, 아니면 또 다른 칸일까

설국열차를 처음 봤을 때 열차 안의 칸들이 하나씩 열릴 때마다 이게 단순한 SF 영화가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칸이 바뀔수록 세계가 달라지는 그 구조가 너무 정교해서, 영화를 보는 내내 이건 열차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이야기구나 싶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프랑스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하면서도, 그 위에 자신만의 언어로 계급과 혁명과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얹었습니다. 설국열차는 보고 나서 시원한 영화가 아닙니다. 오히려 불편하고,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입니다. 그 불편함이 이 영화를 지금도 이야기하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영화 설국열차의 이야기를 아래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꼬리 칸에서 앞 칸으로, 혁명이라는 이름의 여정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인류가 살포한 냉각제가 오히려 빙하기를 불러왔고, 살아..

부산행 - 좀비보다 더 무서운 건 같은 칸 안의 사람들이었다

부산행을 처음 봤을 때 좀비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데도 중간에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좀비가 무서운 게 아니라 열차 안의 사람들이 무서웠습니다. 연상호 감독은 좀비라는 장르적 도구를 빌려서 사실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재난 앞에서 인간이 어떻게 되는지, 살아남기 위해 타인을 어디까지 밀어낼 수 있는지, 그리고 반대로 어떤 사람은 왜 자신을 내어주는지. 부산행은 좀비 영화의 외형을 하고 있지만 속은 한국 사회의 민낯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2016년 개봉 당시 천만 관객을 넘기며 한국 좀비 영화의 새로운 기준을 세운 이 작품이 왜 지금도 회자되는지, 영화 부산행의 이야기를 아래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서울에서 부산까지, 달리는 열차 위의 인간 군상영화는 펀드 매니저 석우가 딸 수안..

해운대 - 쓰나미보다 더 무서웠던 건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해운대를 처음 봤을 때 쓰나미 장면보다 그전에 나오는 사람들 이야기가 더 마음에 남았습니다. 재난 영화니까 당연히 거대한 파도가 하이라이트겠거니 생각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그 파도가 오기 전에 쌓아놓은 사람들의 감정이 훨씬 오래 남았습니다. 윤제균 감독은 한국 영화 최초의 본격 재난 블록버스터를 만들면서, 스펙터클 뒤에 사람의 이야기를 단단하게 심어뒀습니다. 해운대 백사장, 여름 성수기, 수백만 명이 모인 그곳에 쓰나미가 온다는 설정은 그 자체로 충분히 공포스럽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가 단순한 재난 영화로 기억되지 않는 이유는, 파도가 오기 전 그 사람들 각각의 삶이 너무 생생하기 때문입니다. 영화 해운대의 이야기를 아래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파도가 오기 전, 사람들의 이야기영화는 쓰나미가 닥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