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우드 영화 이야기할 때 종종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 저 영화는 노래가 다 했다.” 극장에서 어떤 장면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음악이 깔리면서 화면과 딱 맞아떨어지는 순간이 있죠. 그때 느껴지는 감정은 단순히 “좋은 노래네” 수준이 아니라, 영화 전체에 대한 인상까지 바꿔버리기도 합니다. 이처럼 OST(영화 음악)는 조용히 영화의 흥행과 기억도를 좌우하는 숨은 공신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할리우드 영화 OST가 흥행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몇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 볼게요.
1. 음악 한 곡이 영화의 ‘얼굴’이 되는 순간
[Titanic]을 떠올리면 장면보다 먼저 [My Heart Will Go On]이 들리는 사람도 많을 겁니다. [Frozen] 하면 [Let It Go], [La La Land] 하면 [City of Stars], [Top Gun] 하면 [Take My Breath Away]처럼, 음악 한 곡이 영화 전체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OST는 단순 배경음이 아니라, 영화의 얼굴이자 브랜드 역할을 하게 됩니다.
흥행 면에서도 이런 곡들은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라디오, 스트리밍, 유튜브, 쇼츠, SNS에서 노래가 계속 흘러나오면, 영화에 관심 없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제목과 이미지를 알게 됩니다. “노래는 알고 있었는데, 이게 그 영화였어?” 하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죠. 이미 음악을 통해 감정적 선호가 생겨 있기 때문에, 뒤늦게라도 VOD나 OTT로 찾아보게 됩니다. 즉, OST 히트는 영화에 ‘지속적인 광고’를 붙여주는 효과가 있는 셈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한 번 각인된 영화 음악은 시간이 지나도 ‘추억 소환 장치’로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노래만 들어도 그때 극장에서 봤던 장면, 함께 본 사람, 그 시기 감정이 같이 떠오르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기억도 더 오래, 더 선명하게 남게 됩니다.
2. 장면과 음악이 결합할 때 생기는 감정 부스터
OST가 흥행에 영향을 주는 건, 마케팅 때문만은 아닙니다. 영화 안에서 음악이 쓰이는 방식 자체가 관객의 감정선을 크게 끌어올립니다. 같은 장면이라도 음악이 있느냐, 어떤 음악이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이 되죠.
예를 들어 [La La Land]의 언덕 위 탭댄스 신을 떠올려 보면, 그 장면은 사실 둘이 걸으면서 대화하는 것만 놓고 보면 평범한 장면입니다. 하지만 음악과 춤, 밤하늘, 조명이 결합되면서 “로맨스 영화에서만 나올 것 같은 순간”으로 기억됩니다. 반대로 [Jaws]의 메인 테마처럼, 반복되는 단순한 음 두 개만으로도 ‘상어가 온다’는 공포를 자동으로 떠올리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OST는 화면만으로 전달하기 어려운 ‘무드’를 채워줍니다. – 대사가 별로 없어도, 음악 톤으로 감정 방향을 알려주고 – 관객이 언제 긴장해야 할지, 언제 울컥해야 할지 타이밍을 맞춰주고 – 장면과 장면 사이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역할까지 합니다. 결국 관객이 영화관을 나올 때 “이 영화 분위기 좋더라”라고 느끼는 건, 화면과 이야기뿐 아니라 음악이 뒤에서 밀어준 결과인 경우가 많습니다.
3. OST 흥행이 가져오는 영화 밖의 효과
흥미로운 건, 요즘은 “영화가 OST를 띄우는” 것뿐 아니라 “OST가 영화를 다시 살리는” 경우도 많다는 점입니다. 스트리밍 시대에는 노래가 먼저 바이럴을 타고, 나중에 영화가 주목받는 역전 현상도 일어납니다. 짧은 영상 플랫폼에 영화 장면과 노래 한 소절이 짝지어 돌아다니면, 사람들은 “이 장면 풀버전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다시 영화를 찾게 됩니다.
또 OST가 상을 받으면 영화의 겨기도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상, 음악상을 받으면 “음악 좋은 영화”라는 이미지를 넘어서, 작품 전체에 대한 재조명이 뒤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개봉이 끝났더라도, 수상 이후 다시 극장 재개봉을 하거나, OTT 메인 추천에 올라가면서 2차, 3차 흥행을 하는 경우도 있죠.
4. 정리하자면
정리하자면, OST는 – 개봉 전에는 예고편·홍보 영상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 – 개봉 중에는 장면의 감정을 증폭시키는 역할, – 개봉 후에는 영화의 기억과 인지도를 오래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할리우드에서는 영화 하나를 기획할 때부터 “이 이야기에는 어떤 음악이 맞을까?”, “노래 한 곡을 아예 같이 밀고 갈 수 있을까?”까지 같이 고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관객 입장에서도, 어떤 영화가 마음에 오래 남는지는 장면만이 아니라 그때 깔리던 음악까지 떠오르는지 여부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